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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혜 | '바로크의 거장'들은 임선혜만 찾는다
작성일 : 18-02-05 10:17
조회 :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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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종달새' 소프라노 임선혜, 바로크 음악 거장들 캐스팅 1순위
올해 古음악 데뷔 20주년 맞아 "무대가 내겐 최고의 명당이죠"


'아시아의 종달새' 소프라노 임선혜(42)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고(古)음악 거장 르네 야콥스를 비롯해 필립 헤레베허와 윌리엄 크리스티, 지기스발트 쿠이켄 등 바로크 음악 대가들로부터 찬사와 신뢰를 한몸에 받는 그녀다. 최근 헨델과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와 바흐,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등을 수록한 음반을 냈고, 당장 3월부터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FBO)와 막간 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에 주역으로 출연한다. 오는 7월엔 야콥스가 지휘·연출·의상을 맡는 콘서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 역을 맡는다.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임선혜는 "건방지게 들릴 수 있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는 바로크에게 가지 않았다. 바로크가 내게로 왔다'"며 "내가 고음악을 하게 된 건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임선혜가 카메라 앞에서 파안대소했다. 맑고 가볍고 상쾌한 자신의 목소리와 똑 닮은 웃음이다. 얼마 전 계약한 작품을 목소리가 변한 것 같아 취소했다는 그는“요즘 내려놓기를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성형주 기자

"서울대 음대 재학 중이던 스물한 살에 독일 칼스루에 국립 음대로 유학 갔어요. 교과서에서나 보던 바흐·헨델의 종교음악이 곳곳에서 연주돼 신기했죠. 청중이 꽉 들어차 자리가 없을 정도였어요." 첫 학기에 바흐 'B단조 미사'와 '마태 수난곡', 하이든 '천지창조'와 '사계'의 소프라노 파트를 다 익혔다. 깜짝 놀란 선생이 바로 무대에 올라도 손색 없겠다며 에이전트 회사에 편지를 써줬다. 첫 무대가 '대박'이었다. 1999년 12월 벨기에에서 헤레베허가 지휘하는 고음악 콘서트에 대타(代打)로 서 달라는 전화를 받은 것. 불러본 적 없는 모차르트의 'C단조 미사'를 딱 한 번 리허설한 뒤 무대에 섰다. 거장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비단길만 걸은 건 아니다. 2002년 크리스티가 이끄는 고음악 연주단체 '레자르 플로리상'과 협연할 때였다. 단원들이 대놓고 물었다. '넌 노래 잘하는 앵무새인 거니?' "순간 욱 했어요. 알고 보니 제가 유럽 사람도 아닌데 발음이 완벽하고 노래로 감동까지 주니 그들도 궁금해 물어본 거였지요." 답은 야콥스가 줬다. 야콥스는 자서전에서 "최고의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가수는 임선혜"라며 "오페라에선 탁월한 역할 분석으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절묘한 연기를 펼치고, 특별한 영성으로 매번 청중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고 호평했다.

임선혜는 "어릴 때부터 쓸데없는 기대는 품지 않았다"고 했다. "조수미 자서전('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을 끼고 살았지만 프리마돈나가 되겠단 목표도 없었죠. 동양인 여자애한테 쏟아지는 한때의 호기심일 거고, 실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곧 끝날 거라 생각했어요. 가수로 성공 못하면? 더 늦기 전에 청소년 심리학을 배워서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되자 다짐했죠, 하하!"

사람들은 그가 '스타'가 되고 싶어 뮤지컬 '팬텀'에 도전하고, Mnet '더 마스터'에 출연한 줄 지레짐작한다. "16년 전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저는 프랑스에서 '기뻐하라! 환호하라! 하느님을 찬양하라!'는 칸타타를 부르고 있었죠. 아버지가 석 달도 못 산다는 전화를 받고 호텔에서 우는데, 한쪽에선 '너 지금 울면 내일 노래 못해'라는 생각이 치솟았어요." 그게 끔찍해 샤워기를 틀어놓고 퍼질러 앉아 엉엉 울었다. "아버지를 여의고 무대에 섰는데, 동료들이 잘하는 게 들렸죠. 그전까진 남들이 못하는 것만 들리더니. 그들과 같이 무대에 있는 게 황홀했어요. 무대가 최고의 명당이었죠."

그녀는 "말러 교향곡 4번을 부를 때 너무 좋으면 행복해서 나도 모르게 울컥한다"고 했다. "앞으로 뭐가 되고 싶으냐 물으면 주저없이 답할 수 있어요. 울고 싶은 이 감정이 죽는 날까지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그걸 느낄 수만 있다면 '스타'가 아니어도 행복할 거예요."

[김경은 기자 e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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